UX디자이너가 '스포티파이'를 살펴보았다

2020. 05. 13

정보

몇 년 전 이야기. 친구가 처음 보는 디자인 인터페이스의 서비스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한눈에도 쿨해 보였고, 너무 멋져 보였다.

 

요즘에야 다크 모드가 유행하고 흔해졌지만, 그 당시에 검은 배경에 큼직한 타입으로 이루어진 인터페이스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나와 스포티파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짜잔

 

당시 스포티파이는 한국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우회하는 프로그램까지 깔아 실행한 스포티파이는 정말 놀라웠다. 듣다 보면 내가 처음 들었던 노래가 언제 끝났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관련 선곡을 잘 해줬다.

 

 

나에게 딱 맞춰 틀어주는 스포티파이, 너는 누구니?

 

 


스포티파이는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해서, 2020년 1월 기준으로 2억 7천만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기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게 스포티파이는 사용자 맞춤 음원 추천 서비스를 지원한다. 수많은 전문가들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곡을 추천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자주 듣는 음악의 박자의 높낮이까지 모두 분석한다.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파악하여 당신의 음악취향을 저격하는, 아주 영리한 서비스다.

 

그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찾아온다. 오랫동안 흠모했던 앱의 런칭을 기념하여, 오늘은 스포티파이의 아름다운 구성에 대해 살펴보겠다.

 

 

차트 말고, 네가 듣고 싶은 음악을 보여줄게

 

평소 음악 스트리밍 어플을 보면 메인화면에 음악 랭킹이 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 메인화면에는 랭킹이 없다. 그럼 뭐가 있을까? 기본 메인화면에는 다양한 리스트들이 있었고, 여기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평소 듣던 노래들을 기반으로 추천해 주거나, 많이 듣는 재생목록들을 추천해 준다.

 

놀랍게도 내가 듣고 싶었던 느낌만 귀신같이 추천한다 

 

랭킹과 비슷한 역할은 ‘Today’s Top Hits’라는 타이틀로 가수들의 Album(앨범)이나, 특정 주제 등으로 모아둔 Playlist(재생목록)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다. 단순하게 순위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썸네일부터 신경 쓴 구석이 많아 보인다. 

 

 

이런 디테일이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는 '너만을 위해' 선곡하고 있단다 


그렇다면 스포티파이의 자랑, 개인 맞춤 서비스는 어디에 있을까? 멀리 가지 않아도 앱의 첫 화면, 첫 번째 리스트에서 경험할 수 있다.

 

아침 점심 저녁마다 추천하는 음악이 다르다. 

 

위 화면은 각 시간대마다 달라지는 화면들이다. 해당 화면은 유저마다 다르며, 노래를 다양하게 들을수록 시간대에 맞춰서 더 자주 듣는 노래를 추천하는 놀라운 큐레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 맞춤은 또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아래 화면은 하단 탭 바위 두 번째 ‘Search’를 누르면 나오는 화면이다.

 

쉴 틈 없이 내 취향을 저격하는 스포티파이

‘Your Daily Mix’ / ‘Your Release Radars’ /  ‘Your Discovery Weekly’ ... 스포티파이에서는 유독 Your이라는 말이 많은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봐 찾아보니,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기반으로 자동 생성되는 플레이리스트라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Your'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내 음악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티파이 측에서 제작한 플레이리스트만 4억 개,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플레이리스트가 16억개가 넘어간다고 하니, 이 중 하나 정도는 당신의 취향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파이의 등장, 국내 앱들 떨고 있니?

 

강력한 해외유입종에 맞서기 위해 국내 앱들의 음악 앱들도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차트 랭킹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던 영역이 점차 줄어들고 그 자리를 개인 맞춤과 관련된 기능들이 채워가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앱은 네이버가 운영하고 있는 VIBE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아티스트의 노래에 직접 음원료를 배분하는 방식을 선보이면서 "내 가수"를 아끼는 아티스트 팬덤들에게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믹스테잎'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매력적인 유저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아티스트를 선택하면 기존에 들었던 음악 감상 패턴을 종합하여 맞춤 플레이리스트가 생성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찾기 힘들었던 깔끔함

 

아니, 네이버가 이런 심플함을?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VIBE' 이전부터 네이버의 미니멀리즘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었다. 2018년 네이버의 ‘그린닷’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기사를 메인에 두고 있던 네이버는 작년 ‘그린닷’을 통해 검색창만 남겼다.

 

심플하다

 

누군가는 구글을 카피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전 국민의 가장 많이 쓰는 포털사이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조가 'VIBE'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이 와중에,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이 정말 코앞이다. 한국지사를 정식으로 설립하고 강남 위워크에 사무실까지 낸 것이다. 과연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스포티파이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 어쨌거나, 다가오는 스트리밍 음원 플랫폼 대전을 지켜보는 소비자의 입장은 즐겁기만 하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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