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협업을 이끄는 4가지 법칙

2018. 10. 15

정보

 

회사에서 일하며 한 번쯤 다른 부서와 협업하여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사내 협업에서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둔 사람은 1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부서 간 장벽을 넘어 성과를 만들어 내는 협업의 기술이 없을까요?

 


사례

 

전자제품 부품 제조업체인 ㈜콜라보는 거래처 A로부터 중요한 부품 생산을 요청받았다.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프로젝트 총괄인 김과장은 설계팀 베테랑으로 소문난 박과장을 지난 주 찾아가 “이번 주까지 설계를 완성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 하지만 1주일이 넘도록 설계도는 넘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업무 협조 요청 메일에도 대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김과장은 설계팀을 다시 찾아갔다. 그러자 박과장은 툴툴거리는 말투로 ‘요즘 다른 거래처인 B에서 클레임이 들어와 물량이 너무 많다. 아무래도 A의 기한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주면 A사 담당자와 본부장님들을 모신 자리에서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보고 해야 하는데…. 김과장은 눈앞이 깜깜해지는 듯했다. 요청할 때는 별 얘기 없더니 날짜가 다 돼서 갑자기 엉뚱한 소리하는 박과장. 이 사람 왜 이러는 걸까?

김과장에게 A사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한 과제지만 박과장에게는 그냥 수많은 개발 건 중 하나였습니다. 그것도 귀찮고 골치 아픈.


‘우리도 내부적으로 스케줄이 있는데 어떻게 요청 들어오는 대로 다 맞추겠습니까? 게다가 A사는 별로 급한일도 아닌 것 같던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정 급하면 다른 데다가 요청하면 되지 않나? 아무튼 나는 밤 새면서까지 그걸 해야 할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박과장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루에 수십 번씩 오고 가는 대화, 바로 업무 협조에 관한 것입니다.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심각하고 시급을 다투는 사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직장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다른 사람과 도움을 주고받아야만 완결 지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익숙한 일인 만큼 수월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92.1%)은 타 부서와의 협업 중 의사소통에 한계를 느꼈으며 6명(60.9%)은 같은 팀 구성원들과의 대화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조직에서 요청하는 사람과 요청받는 사람 간의 일에 대한 온도 차는 협업을 어렵게 하고 결과물의 질을 낮추는 장애요소가 됩니다. 어떻게 해야 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요?

 

 

 

협업 요청의 4원칙 - ARCS 모델

 


성공적인 협업요청의 답은 교육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육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어떻게 하면 공부가 싫은 아이를 자발적으로 학습에 몰입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다양한 실험 결과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돕기 위해서는 크게 4가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4가지는 주의 환기(Attention), 관련성 강조(Relevance), 자신감 수립(Confidence), 만족감 증대(Satisfaction)로 ‘ARCS 모델’로 불립니다. ‘업무 요청 방법에 갑자기 웬 교육학이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자를 ‘요청받는 사람’으로 바꿔 생각해보면 이것이 훌륭한 업무 요청 방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① 주의 집중(Attention) 전략 : 업무의 배경을 설명하라


꼭 공부나 업무 요청이 아니더라도 모든 ‘시작’은 중요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였을 때 인간의 뇌는 평균 5초 안에 호감 정도를 판단하며 3분 안에 가치를 결정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교육 시작 전 다양한 시청각 자료나 퀴즈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듯 업무를 요청할 때도 그 일의 목적과 추진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면 상대에게도 이 일이 좀 더 중요하고 가치 있음을 인식시킬 수 있습니다.

 

 

② 관련성 강조(Relevance) 전략: 업무의 필요성을 강조하라


재미있는 영어 선생님을 만나 영어에 재미를 붙인 아이는 선생님이 바뀌면 곧 흥미를 잃기도 합니다. 어떤 회유와 협박으로도 강제로 공부를 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 아이는 좋은 선생님, 재미있는 자료가 없어도 학습을 계속해 나갑니다.

 

물론 직장에서 내가 필요해서 요청하는 업무를 상대에게도 도움되는 일이라고 인식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굳이 왜 나인가’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업무와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상대가 납득할 수 있습니다. 왜 내가 이 일을 도와야 하는지를 명확히 인지하면 해야 할 일에 대해 일방적으로 전달받을 때보다 더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③ 자신감 수립(Confidence) 전략 : 자신감을 심어줘라 


막상 업무에 대한 배경과 필요성에 대해 알았다고 해도 다른 업무와의 충돌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요청 받는 사람 입장에서 선뜻 돕겠다고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신감 수립이다. 요청 업무가 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라 생각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싶으면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요청하는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요구사항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현재 업무 상황과 제약조건을 고려해 요청하려는 업무의 상세 내용을 조정해 상대가 이 일을 잘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수 있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④ 만족감 증대(Satisfaction) 전략 : '보상'을 통해 동기부여의 힘을 실어줘라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만족감 증대입니다. ARCS 모델을 발표한 켈러(John M. Keller)는 학습자의 지속적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위한 학습에도 그런데 하물며 남의 부탁을 받아 해야하는 일에는 어떨까요?

 

그렇다고 너무 부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보상이 꼭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유형적인 보상(돈, 음식 등)보다 무형적 보상(칭찬, 인정)에 더 높은 가치를 매겼습니다.


특히 무형적인 보상 중에서도 자신의 힘에 의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성취감, 충족감)에 가장 큰 만족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업무를 요청할 때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일을 마쳤을 때 그가 얻을 수 있는 성과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언급해주고 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 생활은 협업의 연속이며, 협업의 성과는 커뮤니케이션에 달려있습니다. 의도를 명확히 하지 않은 표현으로 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하거나 상대와의 관계를 해쳐서는 안됩니다.

 

 

 


이 ARCS 모델을 도입부에서 말한 김과장의 요청에 대입하면 이렇게 됩니다.

 

▷ 먼저 김과장은 박과장에게 A사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필요(Attention)가 있습니다. 핵심 거래처의 신제품 개발 건으로 담당자가 전부터 매우 신경을 쓴 건이라 회사 차원에서도 일정을 조율해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 그래도 박과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맡고 있는 B사 프로젝트가 더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사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다보니 일부러 설계팀의 베테랑인 박과장을 찾아 설계 작업부터 완벽을 기하고자 했음을 설명(Relevance)해야 합니다. 현재는 이런 배경 설명이 없기 때문에 박과장 입장에서는 일정이 되는 다른 직원들도 있는데 자기에게 와서 생떼를 쓰는 것으로밖에 안 보일 것입니다.

 

▷물론 박과장 입장에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바로 승낙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B사의 설계 수정 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과장 입장에선 자신이 박과장의 상사도 아닌데 문제를 해결해준다거나(Confidence) 추후 보상을 약속한다는 것(Satisfaction)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유연하게 생각해보면 대안은 만들어내기 나름입니다. 예를 들어 한 과장이 B사 프로젝트의 담당자와 의논해 일정을 조정해볼 수도 있고, 팀장 간 중재 아래 B사 수정 건은 다른 담당자에게 넘기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 보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보상이 꼭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A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박과장이 얻을 수 있는 설계 장인으로서의 성취감, 그의 헌신에 대한 리더들의 인정이 모두 보상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협업 요청의 4원칙 – ARCS 모델


① 주의 집중(Attention) 전략 - 일의 목적과 맥락, 배경의 공유
② 관련성 강조(Relevance) 전략 - 업무와의 관련성 강조
③ 자신감 수립(Confidence) 전략 - 업무를 실현가능하도록 조정, 지원
④ 만족감 증대(Satisfaction)전략 - 일은 완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 제시

 

 

위 글은 네이버 비즈니스판에 실린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204호의 콘텐츠를가져온 글입니다.

 

 

 

 

 

인기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