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 기업의 채용 트렌드와 이슈는?

2018. 09. 03

정보

 

 

올해 각 기업에서 화두가 되는 채용 이슈는 무엇일까.

 

HR Insight가 '채용'을 주제로 각 기업의 채용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총 260명의 인사담당자(100인 이하 기업 33%, 101인~299인 기업 30%, 300인~499인 기업 34%, 500인~1000인 기업 4%, 1001인 이상 기업 14%)가 응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올해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을, 신입보다는 경력사원 위주의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직무중심 채용과 전문 영역에 대한 숙련가 채용도 이슈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채용 트렌드와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확대되는 경력직 채용


설문에 따르면 각 기업에서 신입공채 위주의 채용에서 각 직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을 우선 확보하는 것으로 채용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신입사원을 훈련시키고 성과를 내도록 하기까지 시간 및 비용 소요가 크고, 입사 1년 이내 신입사원 퇴사율이 높은 편이라는 것도 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도 경력직 채용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경력직 채용은 주로 새로운 사업이나 직무에 대해 경험 및 스킬 확보를 위해 이뤄진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디지털, 모바일 앱, 빅데이터 중심으로 경력직을 모집하고,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플랫폼 엔지니어 분야의 경력자를 채용한 바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와 같은 대규모 공개 채용으로 신입을 채용해 훈련시키는 시스템은 거의 없다. 자사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경험을 쌓아오거나 관련 분야의 전문 스킬이 있는 직원을 발굴해 채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기업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역량이거나 신입 채용을 통해 강화시킬 수 있는 직무는 신규 채용을 하되, 새로운 사업이나 직무에 대해서는 경력직 채용을 하는 방침이다. 또한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있는 직무에 대해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력을 채용해 자사만의 방식으로 육성해 가겠다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는 비용과 시간 투자에 대한 감수가 필요하다.


경력직 채용에서는 지원자가 해당 업무 경험이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다. 그 과정에서는 채용담당자와 현업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기존의 틀에서 요구 역량을 찾는 신입채용과는 다르게 해당 직무에 대한 필요 역량과 스킬, 경험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사의 채용 공고도 참고사항이 된다.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새로운 직무는 경쟁사에서도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효과적인 채용 시스템 도입


두 번째 이슈로 효과적인 채용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채용의 객관성과 효과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전문인력 채용 등 채용분야가 다양해지면서 효과적인 채용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채용담당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채용도구는 누가 뭐래도 AI면접이다. 실제로 롯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몇몇 기업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했으며 그 외 기업들도 적용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채용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효율성은 지속적인 숙제이다. AI 활용은 동일한 기준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수행해 공정성을 보장하고, 채점 시간도 단축돼 효율성 측면도 도울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기업은 AI면접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다. 면접은 아직까지 사람이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박동진 미국 휴렛팩커드 HR비즈니스 파트너는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수십 년간 신입사원 공채 형식의 대규모 채용이 주를 이뤄 왔고, 아직 세부 직무단위의 채용이 일반화 되어 있지 않다"면서 "채용방식, 데이터양과 질의 차이로 인해, 국내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채용 시스템 기술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시스템 관련해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블라인드 채용은 채용과정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출신지, 학력, 외모 등의 차별적 요소를 제외하고 직무능력만을 평가해 채용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이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기업까지 확대되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정한 채용문화를 확립한다는 기조에 동의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해왔던 기업에서도 앞으로 그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절차에 대한 지식과 블라인드 채용 관련 면접관 교육 및 관리 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인사시스템 클라우드 도입, 면접 및 인적성 검사 진단 도구 툴 활용, 경력직 대상으로 한 레퍼런스 체크, 다양한 채용 방법 및 채용 루트 등 다방면의 고민이 계속 될 전망이다.

 

 

공채 감소와 수시 채용 확대


세 번째 이슈는 공채 감소와 수시 채용 확대이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채용방식에 대한 질문에 수시채용이 86%, 공채가 41%, 채용연계형 인턴이 19%를 차지했다. 중복응답임을 고려한다고 해도 수시채용 비율이 월등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일 년에 한두 번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하던 일정을 분산시키고, 그룹 전체 채용이 아닌 계열사별 채용으로 전환 중이다. 채용 인원과 시기를 유연하게 조절해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상시적으로 필요인력을 보충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채용 규모가 크지 않은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주요 대기업의 채용 시즌을 피한 수시채용을 유지한다는 전략과 TO 발생 시 채용하는 채용전략은 이미 일상적이나 이번 조사에서는 대기업 응답자 절반 이상이 채용 전형에서 공채와 수시채용이 병행된다고 답한 만큼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상하반기로 나뉘어 있는 채용구조에서는 우수인재를 적시에 채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직무요건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특정 직무는 상시채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R&D부분의 인공지능, 친환경, 차량 IT 등 미래차 부분에서 상시채용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 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00명 이상의 신입사원 채용에 대해 밝힌 후 지난 1월 수시채용, 3월 상반기 공채에 이어 이 달(7월) 수시채용까지 세 번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신입사원 수시채용과 함께 낸드통계 분석, 기술마케팅 등 13개 직무 경력자 채용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단위 조직의 신규인력에 대한 조직장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직무분석과 업무량 분석을 통한 TO산정이다. 공채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직무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꼼꼼히 챙겨야 할 부분이 많다.

 

직무중심 채용과 숙련된 전문가 확보


우수인재 채용이 더욱 치열해진 기업에서는 각 직무별로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정립해 여기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에는 경험하지 못한 신사업의 개척과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는 제품개발을 이끌 숙련된 전문가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기업들은 이를 위해 해당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의 경험과 스킬 등에 집중한다. 지원자의 과거와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 역량을 예측하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부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서 상식시험을 제외하고 회사별 직무지식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암기 위주의 일률적인 상식평가보다는 업무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제대로 된 채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각 직무별로 필요한 필수 기술역량 수준을 파악하는 것을 1차 직무면접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때에는 해당 직무에 필요한 기술 역량을 확인하는 개인 활동 및 프로젝트를 요약한 직무기술서를 기반으로 직무면접이 진행된다. 이때 면접 대상자들이 자료 꾸미기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본질적인 질문에만 집중해 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질문 내용은 모두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하도록 돼 있고, 면접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심층적인 질문을 던진다.

 

 

 

 

올해 사업 성장 가능성 기반 채용 규모 결정


한편 올해 채용 규모 및 계획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올해(내년도) 사업 성장 가능성이라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작년도 경영성과(매출액, 생산량 등) 파악으로 본 인건비 지불 능력(38%), 단위 조직의 신규인력 규모에 대한 조직장 의견(29%), 작년도 채용규모를 반영한 미래 인력규모 예측 결과(16%), 직무 분석 및 업무량 분석 결과(15%)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또한 정부정책 및 대외적 이슈는 12%를 차지했다.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는 한 중견기업의 채용담당자는 작년도 실적과 올해 성장 가능성을 놓고 보면 현 인원 체제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퇴사 직원의 공백을 기존 인력이 채워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사의 인원 관리가 타이트하다는 한 외국계 기업은 몇 해 째 공식적인 채용 없이 영업직군의 시니어 레벨 채용만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채용이 많지 않은 만큼 필요직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바탕으로 한 채용을 진행 중이며 서칭 및 레퍼런스 체크 예산이 늘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정부정책에 따른 인원관리도 있다. 몇 명 차이로 30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빗겨간 모 기업은 해당 제도에 대한 준비기간 동안에는 굳이 인원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속사정을 얘기하기도 했다.


현업의 비즈니스 상황을 주시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상시적으로 해야 하는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365일 채용시대'가 열렸다. 앞서 가는 채용담당자라면 이를 위한 대비로 채용시장의 트렌드 파악과 자사의 비즈니스 상황 분석, 우수 인재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 글은 정은혜 HR Insight 기자의 글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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