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인사담당자 3인의 채용 TIP

2018. 02. 28

정보

 

 

지난해 청년 10명 중 1명은 실업 상태였을 정도로 우리나라 청년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취업난’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직원 구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중소·중견기업의 채용은 왜 어려울까? 그리고 채용을 좀 더 원활하기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중소·중견기업 인사담당자 3인(이규황 아이디스 인사팀장, 방준성 이화전기 사업지원부장, 이상돈 사람인HR 컨설팅센터 본부장)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PROBLEM  지원자 모집의 어려움

 

채용포털 공고마감일이 다가오지만 지원한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몇 명 안 되는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꼼꼼히 살펴봐도 공고에 제시한 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지원자뿐이다. 면접을 진행해도 몇 명 오지 않을 것 같아 결국 마감기간을 연장했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적합한 사람이 지원하겠지…….

 

SOLUTION

 

이규황 팀장 _ 일반인력 채용은 큰 어려움이 없으나 연구인력 채용은 여전히 애로사항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지원자 수를 확보하는 부분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우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고용브랜드 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예를 들면 수시채용으로 계속 공고를 올려놓는 회사는 채용이 안 되거나, 또는 채용이 됐더라도 직원이 금방 퇴사해 다시 뽑는 걸로 구직자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채용방법을 수시채용에서 공개채용으로 전환했다. 

 

모집주기는 1년에 3~4회 정도 채용포털 메인에 공고를 올려 진행한다. 구직자를 위해 우리 회사에 다니고 있는 선배들의 인터뷰를 다룬 코너나 업계의 인정과 직원들의 사랑을 받는 알짜 기업을 모아놓은 코너처럼 특별한 비용 없이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부분들은 빠짐없이 작성해 올려놓는다. 우리 회사가 받은 인증들도 모두 표기한다. 또한 우수 R&D 대학을 지정해 하반기 공채 때는 그 학교들을 직접 방문해 홍보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방준성 부장 _ 본사는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공장 쪽 생산, 기술개발, 품질경영, 기술연구부서 채용에는 지원자 수 자체가 많지 않아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이나 수도권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진 위치가 문제였다. 

 

지리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출퇴근버스와 기숙사를 제공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출퇴근버스는 서울-성남-광주 시내를 거쳐 운행해 타 지역 직원들의 편안한 출근을 돕고 있다. 집이 멀어 출퇴근 자체가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서는 기숙사를 제공한다. 기숙사는 2인 1실, 1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헬스시설, 골프 연습장도 설치돼 있어 직원들의 체력단련을 돕고 있다. 또한 생산부서 근로자는 인근 고등학교와 산학협력을 체결해 해당 학교 학생들이 우리 회사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추후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술직은 내부 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상돈 본부장 _ 제조-건설분야의 중소기업이나, 수도권에 위치하지 않은 회사들의 경우 채용문제가 심각하다. 이 기업들은 지원자를 확보하지 못해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공단의 경우 인천 남동공단, 시화 반월공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해 있어 지원자 확보가 어렵다.

 

이럴 경우 전략을 바꿔야 한다. 채용공고를 '친절하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옛날처럼 '대졸' '4년제' '근무지역'만 명시해서는 채용이 어렵다. 눈높이를 현재의 구직자들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인의 경우 개발자를 뽑을 때 대화식 공고를 냈었다. 이 일이 어떤 일이고, 어떤 사람들과 어떤 조건에서 일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상세히 풀어 써 지원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공고에 회사현황을 자세히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이더라도 '우리 회사는 그동안의 실적을 인정받아 최근 얼마간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이를 토대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비전을 쓴다면 구직자들은 이 회사에 대한 기대를 갖고 지원하게 된다.

 


 

PROBLEM  구직자 -기업간 연봉 격차

 

며칠 전 진행한 면접에서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이 오늘 첫 출근을 했다. 근로계약서를 쓰며 연봉과 근로조건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 주는데 신입사원의 표정이 영 어둡다. 그 직원은 이내 본인이 원했던 연봉과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이 너무 차이가 난다며 근무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SOLUTION

 

이규황 팀장 _ 최근 지원자 대부분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기업이나 네임밸류를 가진 기업을 다니거나 그 기업들이 주는 수준의 연봉을 받길 바란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기업 수준의 연봉은 어렵지만 요즘 이슈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는 등 기업문화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아이디스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 연차 사용률이 70%가 넘는다. 여름휴가는 연차소진 없이 사용하도록 하고 미사용연차는 연말에 수당으로 보상한다. 또한 직원들이 미리 휴가계획을 잡을 수 있도록 매년 12월에 다음해 쉬는 날짜를 미리 직원들에게 공지하고 있다.

 

방준성 부장 _ 중소-중견기업에서도 원하는 연봉을 맞춰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지원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 지원자들이 원하는 연봉이 대기업 초임 수준인 경우도 많다. 연봉의 경우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고려해 책정해 하는 부분이 있어 무리하게 신규입사자의 연봉을 높여주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신입 초봉을 올려나가기 위해 해마다 노력 중이다. 연봉 외적인 부분의 노력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야근 없는 회사, 자녀 학자금 지원, 자유로운 출산휴가-육아휴직 사용 등 요즘 중시되고 있는 가치인 워라밸, 가족친화경영 등을 실천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여유를 주는 식이다.

 

이상돈 본부장 _ 채용 전 연봉수준을 조율하지 않아 채용에 실패하게 된다면 기업에도 심각한 손해요, 개인에게는 인생의 아픔이 된다. 연봉과 근무조건에 대해 사전에 안내하는 것은 채용의 기본매너다. 좋은 채용이란 절차적 배려와 공정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봉의 수준차이인데 한정된 재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군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 직군을 체계적으로 분리해 더 어려운 일을 하는 직군의 경우 타 직군에 비해 연봉을 차별적으로 지급한다면 상대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직군의 연봉을 높일 수 있다. 금전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시간적 여유나 복지혜택을 누리게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지방에 위치한 기업이라면 근무시간 조정을 통해 한 달에 2~3번 서울에 올라올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근무스케줄을 짜준다거나, 출퇴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들을 만든다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봉에 대한 부분을 채울 수 있으리라고 본다.

 

 

PROBLEM   인재의 미스매칭 문제

C기업 인사담당자는 골머리를 앓는다. 영업팀 김 대리가 퇴사 했는데 비슷한 경력과 역량을 가진 경력직 채용을 하는 게 영 어렵다. 연구-개발인력 채용은 더 첩첩산중이다. 학점도 좋고 자격증도 많은데 정작 전공능력이 별로다. 컴퓨터공학과인데 코딩을 잘 못한다니…….

 

SOLUTION 

 

이규황 팀장 _ 경력직 충원의 경우 회사의 눈높이에 맞는 인력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 회사의 경우 IT기업이면서 기술기반의 회사이다. 따라서 연구인력의 채용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경력사원보다는 신입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직무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적성검사 외에 직무전공분야 필기시험을 따로 시행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코딩시험, 하드웨어 개발자는 회로설계기초 시험을 본다. 여기서 통과한 지원자만 면접을 볼 수 있다. 다만, 연구인력 채용시 학벌, 어학 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성장잠재력을 중점으로 보기 때문에 전공 필기결과와 전공 관련 경험이 중요하다. 이는 연구인력이 아닌 다른 사무직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해외영업부서에 지원한 언어전공자의 경우 단순히 언어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를 채용하는 게 아니라, 마케팅 지식,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학습역량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최근 필기결과를 보면 불필요한 스펙을 준비하기 위해 전공지식의 깊이가 떨어지는 구직자가 늘어나고 있다. 구직자들이 스펙중심 취업준비에서 벗어나 직무중심으로 인식을 전환한다면 기업과 구직자간의 채용 미스매칭 문제를 한결 해소할 수 있으리라 본다.

 

방준성 부장 _ 경력직 직원들이 퇴사를 하면 새로 구하려는 직원도 이전 직원과 비슷한 역량을 가진 경력직을 구하고 싶다. 그런데 공고만으로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경우 기존 입사자들의 추천, 퇴사한 우수 직원들에 대한 재입사의 문을 열어 두고 있다.

원하는 수준의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면 우리 회사가 원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자는 생각도 있다. 실제로 우리 회사의 경우 외부기관을 방문해 교육을 받거나 사내강사가 진행하는 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 업체와 제휴해 직원들이 좀 더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의무학점이수제'를 시행, 직원들이 특정 학점 이상의 교육을 수료하면 인사고과에 가점을 부여, 교육을 독려하고 있다.

 

이상돈 본부장 _ 경력자 채용에서의 문제는 역량을 가진 지원자를 확보하는 것과 그가 지닌 역량의 수준을 알아보고 선발하는 것이다. 필요한 역량을 지닌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직무지식과 경험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요, 해당자들에게 채용정보를 알리는 것이 두 번째이다. 채용공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람인과 같은 채용포털의 인재검색을 통해 관련성이 높은 경력과 지식을 갖춘 인재를 직접 찾아 회사와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서 지원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물론 헤드헌팅과 같은 전문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지원자의 역량수준을 확인하는 것이다. 경력에 대한 상세한 면담과 평판조회 등을 통해서 사실을 확인하고 인성을 파악해 조직 적합성을 가늠해야 한다. 국내 우수사례를 보면 평가과제를 준비해 하루 정도 일을 시켜보고 채용을 결정하기도 한다. 약간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면 리더십 진단, 인적성검사와 같은 과학적 도구들을 활용해도 좋다.

 

PROBLEM   채용의 지속성 문제

출근한 지 일주일 된 신입사원이 오늘 퇴사한다고 얘기했다. 회사 분위기도 자신과 안 맞고 업무도 생각하던 부분과 전혀 다르다고 한다. 벌써 세 번째다. 갖은 전형을 거쳐 뽑아낸 사원인데 이런 경우가 많으니 허탈하다. 대리, 과장급 경력직의 이탈 문제도 고민이다.

 

SOLUTION 

 

이규황 팀장 _ 중견기업에서 인력유지를 지속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신입사원의 회사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3개월 동안 선배 직원과 1:1 멘토링을 하도록 한다. 원활한 멘토링을 위해 일정 비용도 지급한다. 신입 및 경력사원 환영의 의미로 텀블러, 수첩, 도서, 신규입사자 가이드북 등이 든 '웰컴 패키지'를 지급하기도 한다.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부모님에게 와인과 'CEO Letter'를 보내드린다. 입사 1년이 지난 후에는 리프레쉬 교육을 진행하고 선물도 준다. 이 때 CEO와의 대화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배려를 보여주면, 직원들도 회사를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퇴사율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직원 유지를 위해 승진자에게도 승진자 교육과 함께 선물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는 등 인력유지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방준성 부장 _ 대리, 과장급 경력직 직원들의 이탈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잠깐 얘기했지만 우리 회사는 업무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있는데,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직급과 직무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직무별 교육훈련 계획서'가 설계돼 있다. 회사에서 교육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 직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대리, 과장급 경력직의 경우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돈 본부장 _ 2016년 통계에 따르면 1년 이내에 신입 직원의 27.7%가 퇴사한다고 한다. 취직한 회사가 좋은 회사든, 나쁜 회사든 3명 중 1명은 퇴사하는 것이다. 이직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직자들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제대로 알고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내가 지원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나는 누구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친절한 채용공고와 채용진행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구직자들도 자신이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대하여 스스로 선택한 책임감을 갖는다. 회사가 공고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적지 않고 이 때문에 구직자가 속아서 지원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책임감은 사라진다. 이것은 회사의 잘못이다. 떠나는 신입사원을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참고로 정확한 채용공고는 고용브랜드를 높이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위 글은 HR Insight 이현아 기자의 글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인기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