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와 평가오류를 줄이는 방법

2018. 01. 12

정보

 

 

평가를 진행하다 보면 수많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업무 성과보다 개인적 문제를 부각해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고 업무 완성도를 평가해야 하는데 사람을 평가하려는 것도 위험하다. 평가를 하라고 하면 사실중심이 아니라 모호한 일반적 피드백으로 피평가자와 논쟁하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성과에 대한 중간 피드백 없이 갑자기 평가결과를 통보해 놀라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목표를 설정할 때부터 평가 후에 무엇을 획득할 것인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성과평가 후 확인해야 할 것

 

  • 타당도와 신뢰도 획득 

 


<그림 1>은 성과부진에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요소를 평가 후에는 타당도와 신뢰도 획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타당도란 성과가 높은 직원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 기대 이하의 직원이 평가를 잘 받았다면 성과평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수수행자가 평가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떠나고 결국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다.


다음은 신뢰도다. 어떤 평가자가 평가를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 선호하는 타입이 있다. 평가자는 대개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고, 다년간 업무와 경험을 통해 형성된 스키마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평가자가 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면접의 신뢰도는 낮은 것이다. 타당도와 신뢰도는 평가 후 획득해야 하는 필수사항이다.  

 

■ 중간평가 여부

 

평가자가 평가기간 내내 주요한 피드백을 주지 않다가 평가결과를 통보한다면 피평가자는 놀랄 수밖에 없다. 좀 더 발전된 성과관리시스템이라면 아래와 같은 시기에 중간평가를 필수적으로 시행한다.

 

• 부하직원이 새로운 직무를 맡았을 때
• 업무량이 증가됐을 때
• 업무가 바뀌었을 때
• 업무의 우선순위가 자주 바뀔 때
• 부하직원의 업무수행상 문제가 있을 때
• 부하직원이 상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이를 요청할 때

 

성과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KPI별로 중간 중간 제시간에 피드백을 주고 기록해 놓아야 한다. 또한 KPI가 완료됐을 경우 바로 평가자 피평가자가 해당 KPI에 대해 코멘트를 적어 놓아야 한다. 이래야 연말에 가서 서로 놀라지 않는다.

 

■ 변별력 획득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와 헤이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역량이 있는 리더는 평범한 리더보다 약 22배의 성과를 창출한다고 한다.

왜 이렇게 큰 차이가 존재할까? 리더의 역량은 성과 측면에서는 함께 일하는 팀원과 동료 리더에게도 영향을 주고, 인적자원의 개발 측면에서는 팀원뿐 아니라 리더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무자는 개인의 성과로 끝나지만 리더는 평범한가 아니면 역량이 있는가에 따라 조직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큰 이슈가 된다. 이렇듯 우수수행자와 그렇지 못한 수행자에 대한 평가를 납득할 만한 평가차이를 두지 않으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된다. 반드시 변별력을 획득해야 평가의 의미가 있다.

 

■ 조직목표와 개인 역량 향상에 연결


피평가자는 시야가 좁다. 따라서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벗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 바로잡는 것도 중간평가의 일부이다. 또한 이미 달성됐거나 초과 달성된 목표를 파악해 그 성과를 격려해야 한다. 목표에 미진했으면 원인을 파악해 개선책을 수립해야 발전이 있다. 피평가자가 성과향상을 위해 어떤 역량을 보다 더 활용해야 하거나 수준을 높여야 할지 찾아내야 하고 어떤 역량 발휘가 성과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도 찾아내야 한다. 

 

■ 투명인사와 공평인사의 실현


성과관리의 결과가 평가이고 이 평가결과가 인사에 골고루 반영돼야 직원들이 회사 인사제도가 공평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내실인사'라는 딱지가 붙고 인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직원 임금산정 방식을 완전 공개방식으로 바꿨다. 직원들이 서로의 급여를 모르고, 직원들 모르게 급여가 책정되는 형태를 완전히 바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투명하고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지, 직무몰입도나 조직몰입도가 상승될까 하는 부분은 연구할 가치가 있는 대목이다.

 

■ 신뢰 형성


성과평가가 끝난 뒤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성과관리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성과평가 후 가장 먼저 획득해야 하는 것이 고과자와 피고과자 간의 신뢰이다. 성과관리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다. 일 때문에 만난 회사원들끼리의 신뢰형성이란 것은 결국 일을 통해서 서로의 역량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각자 평가할 준비가 됐는가


평가자
상호 합의했던 목표를 확인한다. 세부 추진목표와 업무 성과를 전체적으로 다시 점검한다. 성과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다.(ex: 일지, 관련 자료) 관련이 높든 낮든 가능한 증거들과 데이터를 준비한다. 전체 평가기간을 보며 평가한다. 사실에 집중하고 감정이나 사적인 것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적절한 평가 토의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1인에 대한 평가면담을 약 2시간 정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피평가자
작성한 자기평가표와 계량적 실적 자료, 역량개발 자료, 역량수준 입증 자료, 고객의 피드백 자료 내-외부 고객의 조언 또는 인정, 특별 프로젝트 또는 업무수행 결과 및 효과 목표 외 특이할 만한 성과자료 등을 준비한다. 또 일 년 내내 KPI만한 것은 아니다. KPI 외에 일한 것도 적어야 한다. 초과 달성부분, 부진 원인 분석하고 역량 기술 경력 개발 니즈도 기술해야 한다.

 

오류의 2가지 형태

 

 

인지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류


후광 효과, Horn 효과  눈에 띄는 일부 특성이 다른 평가항목에도 영향을 주는 것(영업실적이 좋으면 관리 능력도 탁월하다)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후광효과다. 한두 가지의 긍정적 정보로 다른 미확인 정보 역시 좋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말한다. 출신학교가 대표적이다.

 

► 원인 : 서로 달리 정해진 실행목표와 평가방법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로 묶어 논의함으로써 발생
► 대책 : 세밀한 관찰, 실행 목표와 평가 방법은 한 번에 하나씩 논의하고 평가

대비 오차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 원인 :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모르고 비교하는 것이 쉽다는 인식
► 대책 : 정말 그 직무의 요구수준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인지, 성과 목표나 역량의 기준을 세밀하게 확인

스테레오 타입  어떤 하나의 그룹에 속한 사람을 판에 박힌 듯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이공계 출신은 분석이 뛰어남).

 

► 원인 : 과거의 선입견적 경험, 통계적 확률의 과신
► 대책 : 구체적 사실을 근거해 평가

기억 오차(Christmas effect)  최신 기억에 의해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면 5, 6월에 노조하고 밤새며 씨름해서 성공적으로 노사협상을 이뤄낸 사원이 12월, 익년도 1월에 실시하는 성과평가에서는 평가시즌 당시 일이 많은 연말정산 담당자보다 평가는 낮게 받기 마련인 현상을 말한다.

 

► 원인 : 관찰 부족 및 평가의 구체적 사실 확인 소홀
► 대책 : 인상보다는 구체적 사실을 분석-관찰해 평가

점수 부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관대화 경향
 사실 근거보다 더 관대하게 평가

 

► 원인 : 부하직원과의 인간관계 악화 우려, 평가 자신감 결여, 결과보다는 노력에 초점
► 대책 : 부하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평가에 의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

엄격화 경향  평가를 할 때 낮은 점수를 주는 경향

 

► 원인 : 평가자의 도덕성 기준이 높은 경우, 최우수성과 직원 대비
► 대책 : 구체적인 목표 대비 결과치를 평가 

중심화 경향  점수가 평균점에 집중하는 경향

 

► 원인 : 평가자 리스크 최소화, 관찰 부족, 평가 자신감 부족, 개인차 극소화
► 대책 : 성과나 역량 변별을 잘 못했을 때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인식, 메모
 

보라색 노트가 해결책이다


외국인 사장과 근무할 때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 한 10년 전 얘기다. 한국 사장으로 부임한 스티브는 당시 HR이사였던 필자에게 목표설정을 해오라고 했다. 사내에서 목표 설정 강의를 하던 필자는 멋지고 평소보다 많은 7개 KPI를 만들어 제출했다.

 

면담시간이 됐다. 스티브는 웃으면서 "이것을 다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필자의 대답은 "Yes"였다. 스티브는 그러지 말고 4, 5개로 줄이라고 했다. 스티브 방을 나오는데 스티브가 "Mr 백, Mr 백은 무슨 색깔을 좋아합니까?"라고 물었다. 필자는 보라색이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부터 일주일에 많으면 5번, 적으면 3번 정도 HR이슈들을 스티브와 논의했다. 스티브는 날 만날 때 보라색 스프링 노트를 항상 들고 왔다. 그리고 그 노트에 마치 변호사처럼 우리들 대화를 남김없이 적었다. 노트 안쪽 제 1페이지에는 필자의 KPIs가 프린트되어 붙여져 있었다. 그리고 "네가 이번 주에 일한 것이 이 KPI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지? 네가 다음 주에 하려는 일이 KPI하고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안 해도 되는 일은 아닌지?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하려고 하는지?" 등을 물었다.

 

만날 때마다 노트의 맨 앞장부터 넘기면서 지난번에 한다고 일은 어떻게 됐는지, KPI는 어떻게 되가는지를 보라색노트에 다 적었다. 어떤 일이 끝나면 결과물을 확인하고 노트한 그 부분에 빨간색 볼펜으로 "Good job" "Good" "Development" 등을 적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본인이 지시한 사항도 적고 필자가 후속 조치한 내용도 적었다.


1년이 지났다. 당시 절대평가였는데 그해 필자는 무지하게 고생했다. M&A 후유증이 조직 도처에 산적해 있었고 그 후유증들을 필자 딴에는 깔끔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자기평가를 109%로 적어서 스티브에게 보냈다. 스티브가 평가면담을 하자고 했다. 스티브는 "Mr 백, 너는 올해 106.8%를 달성했다. 필자는 바로 동의했다. 왜? 그가 나보다 많은 나의 성과에 대한 기록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쟁해봤자 지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스티브의 보라색 노트는 필자에게 큰 영향을 줬다. 적는 관리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 그러면 대부분의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팀원들 인원수대로 노트를 준비해 성과관리를 할 것을 강력 추천한다.

 

위 글은 월간 HR Insight 백진기 한독 HR 부사장의 글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인기 포스트